20주년 맞은 로또… 일상의 작은 행복이자 나눔의 기쁨이 되다 올해 복권기금 사업비 2조6000억… 판매 수익 약 41% 기금으로 적립 저소득층에 소득-주거안정 지원… 공익사업 매년 확대하며 인식 개선 청소년에 판매 않고 단속 강화… 도박중독 예방 ‘행복캠프’ 개최 등
‘2022 행복힐링캠프’에서 참가자들이 휴식과 명상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지고 도박중독 극복의 의지를 다졌다. 동행복권 제공
복권(福券·Lottery)은 소비자에게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고, 복권의 판매로 발생된 재원을 공익적 사업에 활용하여 국민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사회적 제도다. 복권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복표(福票) 또는 복채(福債)라고도 불리며 제비를 뽑아서 맞으면 일정한 상금을 타게 되는 표, 번호를 기입했거나 어떤 표시를 해놓은 표를 팔아서 제비를 뽑아 맞은 표에 대해서 표의 값보다 더 많은 상금을 주는 표찰, 또는 공공기관 등에서 어떤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널리 파는 당첨이 따른 표 등으로 되어 있다.
복권 산업의 시초는 올림픽 참가비, 이재민 구호자금 마련
대한민국 최초의 복권은 1947년 12월 제16회 런던 올림픽 대회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올림픽 후원권’이다. 올림픽 후원권은 액면금액 100원, 1등 상금 100만 원으로 총 140만 장이 발행됐다. 이후 6·25전쟁 이재민 구호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후생복표, 서민주택 건설을 위한 주택복권 등이 발행됐다. 주택복권은 임대주택의 건설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발행된 복권이었다. 2002년에 출시된 로또복권은 당첨 숫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2002년 12월 온라인복권(로또) 판매가 시작된 이후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04년 4월 복권기금 설립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출범한 지는 18년이 지났다. 2004년 출범 당시 9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저소득·소외 계층에 대한 복권기금 지원 사업비가 2021년에는 약 3배 규모인 2조6000억 원까지 확대됨으로써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재정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사행성’ 꼬리표 벗고 삶의 활력소가 되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확장된 복권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 사행성이나 중독성을 조장하여 건전한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복권을 일주일의 희망 혹은 삶의 활력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복권 당첨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사회적 활력소로 전환되어 생활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복권위원회-관계기관-복권판매인 함께 건전화 노력
서울 마포구의 한 복권판매점 앞에서 복권판매인과 시민들이 복권 건전문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기재부 복권위원회는 매출이 높은 복권판매점을 이용하는 구매자를 대상으로 복권 구매한도(10만 원 이하), 청소년 구매 금지(19세 이상) 등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도박중독 자가진단 테스트 및 현장 상담(과몰입·중독)을 총 25회 실시해 1499명이 참여했고 12명의 문제성 도박군을 조기 발견했다. 또한 웹툰, 영상, 대학생 건전화 서포터스 등을 운영해 젊은층에게 건전한 복권문화 인식 확산 및 건전한 복권구매 습관을 전파했으며 불법 도박 관련 온라인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올해 열린 ‘행복힐링캠프’ 명사 토크콘서트에서 개그맨 황기순 씨가 도박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을 공유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참여자들의 의지를 고취시켰다.
건전화 캠페인에 참여한 최진혁 씨(35)는 “매주 1만 원씩 복권을 구입하고 있지만, 간혹 좋은 꿈을 꿨거나 기분이 좋으면 평소보다 과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러한 건전화 캠페인을 통해 복권 과몰입, 도박 문제 상담 등을 받으면 복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경각심도 고취할 수 있어 이후 복권을 살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구입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첨-낙첨 기금 모두 사회를 위해 쓰여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복권기금이 지원되고 있다. 사진은 전남 지역 행복둥지 사업에 참여한 가구의 주방 공사 전(왼쪽 사진)과 후의 모습.
복권기금은 지역 사회를 밝히는 등불 역할을 한다. ‘한부모가족 지원’ ‘햇살론 유스(YOUTH)’ ‘꿈사다리 장학사업’ ‘저소득층 주거안정 지원사업’ 등의 주요 사업을 통해 쓰이고 있다. 사업별 내용을 보면 ‘한부모가족 지원’을 통한 복권기금은 한부모가족이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아동양육비, 추가아동양육비, 생활보조금 등을 지원해 경제적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햇살론 유스’는 청년,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미취업 청년·저소득 근로자 등이 긴급한 생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하는 제도다. 만 34세 이하,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 등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로 1인 최대 12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꿈사다리 장학사업’은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중 역량과 잠재력이 있는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자립 시(대학 졸업 등)까지 장학금,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속 지원하는 국가 장학사업이다. 선정된 장학생에게는 월평균 35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주거안정 지원사업’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복권기금의 대표적인 공익사업이다. 저소득층이 거주를 원하는 주택을 선택해 공공주택 사업자가 기존 주택 소유자와 전세 계약을 한 후 입주자에게 시세 30% 수준의 저렴한 전세 임대료로 주택을 공급하는 ‘기존주택 전세 임대’와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임차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의료비가 연 소득의 15%를 초과할 경우 본인 부담 의료비의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에 252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문화격차 완화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197만 명)을 위한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1인당 10만 원) 발급에 1642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보훈요양원 건립 및 보훈병원 의료장비 등 국가 유공자에게 899억 원을 지원해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알차게 사용되고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