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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양곡관리법 단독 처리… 與 “3연속 날치기 다수당의 횡포”

입력 | 2022-10-20 03:00:00

‘남는 쌀 정부가 의무매입’ 내용… 與 기권속 野-무소속 윤미향 찬성
與 “검수완박법 처리 판박이”… 법사위서 개정안 저지 총력 의지
이재명 “與 반대해도 밀고 나갈것”… 감사원법-납품연동제도 별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원장(오른쪽)에게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항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농해수위에서 단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정부 여당의 반대 속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과잉 생산된 쌀 일부를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개정안 처리에 반발해 온 국민의힘은 이날도 “개정안은 쌀 산업을 망치는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반발했지만 상임위 내 의석수 싸움에서 밀려 개정안 처리를 막지 못했다.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단계로 넘어간 개정안을 두고 여야는 첨예한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 “농민 포기” vs “날치기”
개정안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재석 17명 중 찬성 10명, 기권 7명으로 처리됐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전원 기권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위원들과 윤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달 12일 안건조정위원회가 개정안을 전체 회의로 넘긴 지 7일 만이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개정안 처리 방침을 재차 확인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쌀값 책임지겠다고 동네방네 붙여놓고 공개적으로 반대하냐”며 “오늘 여당이 반대해도 양곡관리법을 처리할 계획이냐, 저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날치기’, ‘검수완박법 판박이’라며 절차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임대차 3법 등 강행 처리의 후유증을 보고도 아직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양곡관리법은 내용도 문제지만 절차도 문제다. 여야 합의 없는 날치기 처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안건조정위 단계에서 야당 몫 위원으로 윤 의원이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검수완박법 처리 때와 판박이다. 의도적인 안건조정위 무력화”라고 했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의회 다수당의 횡포이자, 법안소위, 안건조정위, 전체회의까지 3번째 연속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 감사원법·납품연동제 등 줄줄이 대립 예상
국민의힘은 법사위에선 개정안을 반드시 막겠다는 전략이라 여야 간 격렬한 대립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해수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위원은 이날 개정안 통과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개정안에 대해 충분하게 논의를 할 것”이라며 “안건 상정을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법사위에서 통과가 안 되더라도 (60일 이후엔) 농해수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이끌어 내거나 또 재적위원 5분의 3 찬성이 있다고 하면 국회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에 이어 감사원법과 납품연동제도 등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여야는 연말까지 ‘입법대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민주당이 다음 주 중 당론 발의를 예고한 감사원법 개정안이 정국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표 주도 아래 납품단가 연동제를 비롯해 가계부채 3법 등도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강조하고 ‘민생’ 키워드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정치쇼’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감사 종료 이후로도 예산 처리 및 입법 과정에서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