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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절친’ 베를루스코니 “우크라 전쟁은 젤렌스키 탓” 녹취록 파문

입력 | 2022-10-20 06:32:00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이탈리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편지 및 선물 교환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추가로 공개된 녹취록에서 베를루스코니가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뉴스통신사 라프레세가 추가로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우파 연합 소속 하원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자를 지속적으로 공격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선거 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돈바스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공격을 세 배로 늘렸으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정직하고 분별력 있는 인물로 교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어 “푸틴은 전쟁 3일 차에 서방으로부터 돈과 무기를 받기 시작한 우크라이나인의 저항이라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직면했다”며 “그래서 전쟁은 2주간의 ‘군사작전’이 아닌 20일 이상의 분쟁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라 프레세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이 내 생일을 위해 20병의 보드카와 매우 달콤한 편지(a very sweet letter)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녹음자료에서 푸틴에게 “똑같이 달콤한 답신”과 더불어 람브루스코 와인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루스코니는 녹음자료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기 때문에 그들(러시아)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러시아 장관들의 발언에 대해 “매우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진이탈리아의 대변인은 베를루스코니가 최근 푸틴과 연락을 재개했다는 보도를 부정하며 “의원들에게 수 년 전 일화의 옛날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이탈리아는 당차원의 성명도 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베를루스코니의 입장은 “유럽, 미국과 동일하다”며 “절대 모호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기 이탈리아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는 새 정부를 구성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이날 성명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에 친화적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친러시아 성향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의 갈등을 시사했다.

그녀는 “정부에서 우리와 이탈리아는 결코 서방의 약한 고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어떤 정당도 정부에 합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대표는 “나는 분명하고도 명백한 외교 정책 노선으로 정부를 이끌 생각”이라며 “이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 인물은 정부 일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말 내로 정부 구성을 요청받을 수 있는 멜로니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대러 제재를 지속하겠다고 거듭 약속해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