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금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에 처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외과 전문의 A씨(58)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6월27일 오전 11시쯤 자신의 병원에서 무릎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60대 환자 B씨에게 인대 기능 회복을 위한 ‘프롤로 주사 시술’을 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A씨는 시술 중 기도폐쇄, 호흡 정지, 심정지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제세동기, 안면마스크, 산소투여 장비 등도 준비하지 않은 채 시술을 진행했다. B씨는 한 달 전 A씨 병원에서 한 혈액검사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프로포폴 투여에 따른 위험성이 높은 환자였다.
이후 프로포폴을 맞은 B씨가 시술 시작 50분 만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토를 시작하자 A씨는 석션기를 이용해 토사물을 빼냈다. 그런데도 B씨가 호흡하지 못하자 응급 처치를 위해 기도 내 삽관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B씨는 이후 응급실에 옮겨졌으나 2시간도 안 돼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상과실치사는 인정했지만 A씨의 부주의보다는 과거 두 차례 프롤로 주사 시술을 받은 적이 있음에도 금식을 하지 않은 B씨의 부주의가 사망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원래 오후 2시에 예정돼 있던 시술을 오전 11시로 앞당겨 받게 됐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의 금식시간 준수 여부를 더 확실히 확인해야 했다”면서도 “프로포폴 투여 및 프롤로 주사 시술을 세 번째 받는 B씨가 금식하지 않은 게 사망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