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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1.6조 채안펀드 매입 재개…추가 캐피탈콜도 실시

입력 | 2022-10-20 09:56:00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투자포럼(NIF) 2022’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Beyond Crisis, 기회를 잡아라’를 주제로 위기 이후의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2022.10.19/뉴스1


금융위원회는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짐에 따라 1조6000억원 규모의 ‘채원시장안정화펀드’(채안펀드)의 매입을 신속히 재개하고 추가 캐피탈콜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0일 ‘특별지시사항’으로 채안펀드 가동을 지시했다. 채안펀드란 채권시장 경색으로 시장의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할치 않은 상황이 되는 상황일 때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채권시장 안정화를 돕기 위해 금융기관 등이 출자해 만든 펀드다. 또 국고채와 회사채의 과도한 스프레드(금리) 차이를 해소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최근 강원도가 채무보증을 서면서 ‘A1’ 등급을 받은 안정적인 채권이었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증권(ABCP)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 이로인해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기업어음(CP) 시장 전체가 얼어붙는 사태가 연출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동안 지자체가 보증을 서 가장 안전하게 평가받던 ABCP에 대해 전수 점검에 나섰다. 동시다발적으로 회사채 시장까지 경색되는 형국이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 상황이 지속되면 견실한 일반 기업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는 등 경영상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기업 자금조달 경색을 막기 위해 이번에 채안펀드 가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레고랜드ABCP 디폴트 사태는 증권가로도 일파만파 번질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실에 따르면 레고랜드ABCP를 편입한 증권사는 총 10곳, 자산운용사 1곳이다. 규모는 2050억원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이 5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IBK투자증권 250억원, 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이 각각 200억원을 편입했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DB투자증권은 각 150억원, 유안타증권·KB증권이 각 50억원을 가져갔다.

이들 증권사는 모두 법인투자자 계정으로 ABCP를 편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고유계정 편입분이 없는 만큼 ABCP 피해는 법인 고객에게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법인투자자 대상 펀드에 100억원을 편입했다.

이와 금융위원회는 “강원도 PF-ABCP 관련 이슈 이후 확산되는 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상황이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한 시장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증권사·여전사(카드·캐피탈) 등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으며, 우선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에 대한 규제비율 정상화 조치 유예 등 금융회사 유동성 규제의 일부 완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PF 시장과 관련해 시장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시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조속히 마련·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