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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백지수표 안쓴다” 매카시 발언에…우크라 “충격적”

입력 | 2022-10-20 11:57:00


공화당 하원 수장 격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원내대표가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에서는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초당적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미 하원 소수당인 공화당은 올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경우 매카시 원내대표는 차기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공개된 미 매체 펀치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질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 문제를 예로 들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일들이 있다”며 “물론 우크라이나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여당 소속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매카시 발언을 듣고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매카시 원내대표를 만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 주 전 우리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매카시와 회의를 했다”며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원이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최우선 순위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역시 “지속적이고 초당적인 미국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금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123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지원책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지난 5월 공화당 상원의원 11명과 하원의원 57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400억달 러 규모 안보지원책에 반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공화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이어 2024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은 공화당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지하지만 더 많은 감독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 노력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여전히 광범위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파트너들이 비용 부담을 짊어지고 나서도록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조시 홀리(미주리) 공화당 상원의원도 19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유럽의 모든 동맹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지만 의미 있는 감독은 없었다. 이것은 어리석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뿐 아니라, 유럽도 매카시 원내대표 발언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미국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이번주 워싱턴을 방문, 공화당 의원들과 대화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은 국제질서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요 메시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아니라, 침략자에 대한 자유 세계와 규칙 기반 세계 간 전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고문인 에릭 에델만은 공화당과의 갈등은 “매우 나쁘게 느껴지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직 미 대사이자 미 국방부 고위 관리 출신인 그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대한 사형 선고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매카시 발언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게 중심을 우크라이나 고립과 반(反) 지원으로 이동시키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