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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값 또 오르나”…유럽 ‘식량 인플레’에 고통

입력 | 2022-10-20 12:04:00


프랑스 중부에서 제분소를 운영하는 줄리앙 부르주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가루 가격이 30% 넘게 올랐다며 “인플레이션이 잔인할 정도로 높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기 요금은 3배로 치솟았다”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 바게트 가격이 더 올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고통이 악화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식품과 같은 필수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의 주식인 빵값이 곳곳에서 두자릿수 뛰고 있고, 앞으로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월 9.9%에 달했다. 특히 식품 가격은 16%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 비료 등 가격이 인상되며 가격이 치솟았다.

식품 회사들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스위스 식품 기업 네슬레는 3분기 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9.5% 인상했다.

유럽인들의 주식인 빵값 상승은 특히나 충격이 크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헝가리는 9월 빵값 상승률이 77%에 달했고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선 30% 넘게 올랐다.

독일에선 빵값이 1년 만에 18% 넘게 치솟았다. NYT는 “프랑스에선 바게트 가격도 8%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가스 및 전기 비용이 오르자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리투아니아 북부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바이다스 바라나우스카스는 올해 밀가루, 해바라기유, 설탕 가격 상승으로 빵 가격을 33% 인상해야 했다.

에너지 비용이 치솟자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했지만, 낮이 짧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근심이 커졌다. 그는 “이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전반적으로 비용이 오르고 있는 만큼 한동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럽 제과점 공급업체 연합의 요한 샌더스 회장은 “주식에서 인플레이션 효과를 본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라며 “가격이 하락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파리 외곽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마리는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2~3년 동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가격이 너무 오르면 사람들은 살 수 없을 것이다.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