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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도 스토킹 당했다…“청첩장에 이름 파고 매일 찾아와”

입력 | 2022-10-20 14:02:00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동아DB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과거 스토킹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20일 오 박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신과 레지던트 시절 스토킹을 당해 정말 괴로웠다”고 밝혔다.

오 박사는 “(스토커가) 다른 사람의 청첩장에다가 신랑 이름에 본인 이름, 신부 이름에 내 이름을 파서 매일같이 의국(대학병원 수련의 대기실)에 보내왔다”며 “매일 의국에 와서 제 책이나 물건을 훔쳐 가고, 복도 같은 데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산으로 찌르려고도 하고, 담뱃불로 팔을 지진 걸 나한테 보여주면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도 했다”며 “경찰에 아무리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더라. (경찰은) ‘미혼 남자가 미혼 여자를 좀 유별나게 좋아하는 건데 그걸 뭐라고 하나’ 식의 개념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오 박사는 “스토킹 범죄에서 법 집행을 하는 경찰, 검찰, 판사 등 공무원들이 인식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구애 차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피해자가) 어떤 도움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이 이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 남자 또는 여자가 상대편 여자나 남자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애정 행위로 엄청난 피해가 생기고, 그다음부터는 아주 심각한 범죄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이날 미성년자 성폭행범 김근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근식과 같은 소아성애자의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에 동의한다면서 “소아성애자를 감옥이나 다른 기관에 아무리 오래 가둬도 욕망이나 상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시를 수반한 약물치료 등 장기적 치료를 통해 아주 일부분이 조금 좋아지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며 “약물치료 없이 이분들이 교화를 통해 바뀌거나, 좋아지거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