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집중 공습으로 국가 전력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가 발전량 부족으로 오는 20일부터 불가피하게 전국적으로 임시 순환 단전 조치를 시행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르 하르첸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장관 고문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체 에너지 발전 용량의 약 40%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20일과 21일 순차적으로 예정된 정전을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력공사 우크레네르고도 별도 성명을 내고 에너지 기반 시설을 노린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전력의 제한 공급이 불가피하다며 단전으로 불편을 겪을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단전이 시작되는 오전 7시 이전에 휴대폰·손전등과 각종 배터리 등 필요한 충전을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극심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 단전 지역과 시간 등의 내용은 배전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키로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임시 단전 기간과 관련해 우선 20일과 21일 이틀을 제시했지만 상황에 따라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타격을 입은 발전소가 많다는 점에서 단전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우크레네르고 운영자는 “추운 날씨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단전에 불편함을 겪을) 국민들에게 도움을 더 자주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단전 조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주재 긴급 비상대책 회의 이후 발표됐다. 대책 회의에서는 전국의 파괴된 발전소 상황이 공유됐으며, 수요 대비 부족한 발전량을 감안해 임시 단전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는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의 공습으로 중부 드니프로페트롭스크주의 크리비 리흐 석탄화력발전소, 서부 빈니차 라디진 석탄화력발전소, 서부 르비우 인근 이바노프란키우스크 버스틴 석탄화력발전소 3곳이 추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정례 화상 연설에서 “정부가 에너지 시설의 정상 복구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시간이 걸린다”면서 “완전한 복구 이전까지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전기 제품은 사용하지 말아달라. (불가피할 경우)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가전제품 대신 절전형 가전제품을 사용해 달라”며 “(국민들의) 소비 자제에 따라 정전 기간도 더욱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도시와 마을의 중요 시설에는 이동형 발전기를 통해 불요불급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의 가로등 사용도 줄이는 것으로 소비 전력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이 한창이던 지난주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피크 타임인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세탁기·보일러 등 전력 소모가 큰 가전제품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