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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화 날개없는 추락…中포함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위험

입력 | 2022-10-20 15:25:00


아시아 금융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에서 국채수익률(금리)이 14년 만에 최고로 치솟으며 달러가 2주 만에 최저에서 반등했다. 달러 강세에 일본 엔화는 32년 만에 최저를 연일 경신했고 중국 위안화도 개방 이후 최저로 주저 앉았다.

특히 엔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 150엔을 상향 돌파하면 중국을 자극해 위안화 약세가 연쇄적으로 더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면 1997년식 아시아 외환위기,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재무상 “절대 용인불가”…일본은행 긴급 채권매입

통화정책상 미국과 정반대에 서 있는 일본은 초완화적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일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심리적 저항선 150엔을 목전에 놓고 지난달에 이어 정부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경계심이 커졌다. 엔은 11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2년 만에 최저를 6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이에 일본 재무상은 가장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섰고 중앙은행 일본은행은 금리압박으로 계획에 없던 채권매입을 단행했다.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최근 엔화가 가파르게 한방향으로 떨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투기거래에 따른 극단적인 변동적 움직임을 절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0.5bp(1bp=0.01%p) 오른 0.255%에 도달하자 일본은행은 이달 처음으로 긴급 채권매입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정책으로 정한 국채금리 상한을 돌파한 것에 대해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격차가 심하다는 점에서 결국 국채수익률 통제정책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시장의 전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정부 개입해도 160엔까지 오를 것“

하지만 정부 개입에도 일본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소강되기는 힘들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일본의 강력한 저금리 기조는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전문매체 FX스트리트닷컴에 따르면 노르웨이 은행 노르데아는 달러/엔 환율이 일본 정부의 개입에도 160엔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르데아는 ”엔화 하락을 멈추려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하거나 다른 주요 10개국(G10) 중앙은행들이 모두 180도 돌변해야 한다“며 ”현재 일본은행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가 내년 4월 퇴임하면 일본은행의 정책은 쉽게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절하 이성적 선택“

달러/위안 환율도 7.2위안을 돌파하며 위안화 가치도 2008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아시아에 연쇄적 환율 급등의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엔화가 그만큼 떨어지면 중국이 자국의 수출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있게 들릴 수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의 수석환율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짐 오닐은 지난 6월 블룸버그에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기면 중국의 개입은 완벽할 정도로 이성적 선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이 계속 약세를 이어가면 중국은 이를 불공정한 경쟁우위라고 판단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닐은 최근에도 블룸버그에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넘기면 ”자본이 아시아에서 대거 이탈하는 트리거(방아쇠)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