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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대회 참석 기업인 절반 감소” …시진핑 치하 중국의 기업 홀대 반영

입력 | 2022-10-20 16:04:00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참석하는 기업인 수가 계속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에서 기업을 통한 부(富)의 증대보다 공산주의 이론을 확산시키는 작업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는 해석이다. 또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강조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수단을 규제하겠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대회에 참석한 기업인 수가 시 주석이 취임한 2012년 18차 당대회 때 34명에서 2017년 19차 당대회 때 27명, 이번 20차 당대회에는 18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업무보고하는 시진핑 총서기. 

이는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기업 부문에서 당원수가 160만 명 이상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FT는 “앞으로 중국에서 민영 기업들의 쇠락을 예고하는 장면”이라며 “시 주석이 지난 몇 년 간 기업가들의 정치적 접근을 공산당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2020년 10월 중국 최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은 중국 금융당국의 업무 행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마윈은 시 주석의 분노를 산 것으로 전해졌고 중국 당국의 온갖 제재에 시달렸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기업 공개(IPO)로 주목받던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을 포기했고, 이후 독과점 위반으로 약 3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이 사건 이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오던 마윈 회장은 돌연 종적을 감췄고 지금까지도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시 주석은 빈부 격차 해소와 부의 불평등 완화를 강조하며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살자는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해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이 같은 명분을 앞세워 빅테크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교육,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을 규제하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앞세우면서 많은 기업들과 부자들이 ‘로빈 후드’식 세금 징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자들의 돈을 강제로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지금까지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금이 줄면서 그 대안으로 그 동안 없던 새로운 세금 항목들을 만들어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SCMP는 대표적인 것 신설 세금 항목으로 자본이익세와 상속세 등을 꼽았다. 이외 재산세나 소득세 부과 비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