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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어 떡라면 한 개만 시킨 두 여학생에 손님이 베푼 선행

입력 | 2022-10-20 16:43:00

게티이미지


돈이 없어 떡라면 한 개만 시킨 여학생들을 본 손님이 몰래 다른 음식까지 주문해 결제해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얼마 전 김밥집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착한 사람도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힌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당시 볼일을 본 뒤 김밥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이때 가게로 들어온 여학생 두 명이 몇 분간 주문하지 않고 메뉴판만 쳐다봤다.

여학생들은 “너 얼마 있어” “나 돈 없는데” “아 비싸다” “이것도 저것도 먹고 싶다” 등의 대화를 나누며 한참 동안 메뉴를 고민했다.

결국 두 사람은 사장에게 “정말 죄송한데 저희 배가 많이 안 고파서 떡라면 한 개만 시켜서 먹어도 되냐”고 물었다. 사장은 흔쾌히 주문을 받았다.

A 씨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목소리도 예쁘고 말하는 게 착하더라”며 “학생들은 밥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프지 않냐. 저도 현재 두 딸을 키우고 있고 학창 시절 어렵게 자라서 오지랖이 발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게 테이블 위에 있던 메뉴판 종이에 ‘아이들 라면하고 김밥값 제가 낼 테니 사장님이 주신 것으로 해주세요’라고 적어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후 학생들의 음식값까지 모두 계산하고 조용히 가게를 나왔다. A 씨는 “아이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요즘 여기저기 생활하다 보면 경제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힘드신 사장님들 많이 계실 텐데 힘내라. 좌절하고 힘든 생각만 하면 안 좋아진다”며 “저 역시 힘들지만 사장님들 응원과 사연 덕에 즐겁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정말 훈훈하다” “아직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 “이런 오지랖이면 환영이다” “마음은 굴뚝같아도 실행하는 분은 몇 안 되는데 실천하신 게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칭찬했다. 또 예비 자영업자라는 A 씨를 향해 “좋은 일 했으니 그만큼 돌아올 것” “잘 준비해서 원하는 대로 잘 될 것” 등 응원의 댓글도 달렸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