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남부 헤르손 주민의 자국 영토로의 대피 지원을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는 러시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6일 동안 매일 1만 명씩 총 6만 명을 드니프로 강(江) 을 건너 (본토로) 이주시킬 계획”이라며 “이미 이주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대피를 위해서는) 아군이 드니프로 강 서안에 방어선을 보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헤르손 점령지 행정 부수반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 전선에 병력 수만 명 배치를 완료, 공세가 임박했다며 주민들의 조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 과정에서 헤르손 동쪽의 노바 카호우카 댐을 파괴할 경우 드니프로 강 이남 지역이 수몰될 가능성을 대비해 러시아 당국이 대피를 서두르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총사령관은 지난 18일 러시아 국영TV 인터뷰에서 헤르손 전선 상황에 관해 “매우 어렵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의 카호우카 댐교량을 비롯해 러시아 본토와 연결된 2개의 핵심 연결고리를 파괴한 뒤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전쟁연구소(ISW) 이날 분석 자료에서 “러시아가 원치 않는 수만 명의 헤르손 거주민들을 자국 영토로 강제 대피 시키려는 것은 헤르손 땅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없애려는 ‘인종 청소’ 캠페인과 더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러시아 군은 헤르손과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교량들이 모두 파괴된 상황에서 보트로 드니프로 강을 건너게 한 뒤, 크름반도를 통해 러시아 남부 도시로 대피 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일일 정보분석 자료에서 “러시아는 주민 대피 뿐만아니라 군 병력의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1㎞ 폭의 넓은 강을 건너 병력을 질서있게 철수하기 위해 바지선과 부교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대공세가 임박했다는 러시아측의 주장이 전형적인 ‘프로파간다’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에 “러시아인들은 우리 군대의 도시 포격에 대한 가짜 뉴스레터로 헤르손 사람들을 겁주려 하고, 또한 대피와 함께 선전 쇼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