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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 노골적” “결백하면 문열라”…법사위 국감 野 압수수색에 파행

입력 | 2022-10-20 16:58:00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민주당 압수수색 등 야당 탄압 관련 항의 방문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범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찰의 더불어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 이튿날인 20일 여야가 하루 종일 정면 충돌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예정돼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등을 요구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감장마저 이재명 대표 방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국감이 파행을 반복했다.
● 野 “탄압 노골적” 與 “결백하면 문 열라”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감에 불참한 채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제1야당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하는 시도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노골적인 국회 야당 탄압 처사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오늘 정상적인 국감은 없다”고 했다.

결국 오전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만 참석한 채 의사진행 발언만이 이어진 뒤 중단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 결백하다면 당당하게 청와대 문을 열어주고 자료 제출해 소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겠다”며 “결백하다면 민주연구원에 문을 열고 자신들의 결백을 자료를 제출해서 스스로 증명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개인의 범죄에 대해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데 민주당 전체가 나서서 이렇게 막아서는 것은 민주당 169석을 이 대표의 방탄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날 오후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국감을 재개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건희도 수사하라” “야당탄압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치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떳떳하게 수사 받으라” “국정감사 참여하라”며 맞서면서 결국 개의 30분 만에 또 다시 회의가 중지됐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현재 자행되는 야당 탄압이 대통령 뜻에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국정감사 중단 등 국회 일정 파행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며 “대통령 눈치나 살피며, 하명감사, 정치수사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 ‘야당 탄압’ 반발에 尹 “국민이 알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두고 ‘야당 탄압’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 언론사를 상대로 며칠 동안이나 압수수색을 했던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그런 얘기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국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실의 기획 사정’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이런 수사에 대해서는 저 역시 언론보도를 보고 아는 정도”라며 “자세한 수사 내용을 챙길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 부원장의 체포와 당사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검찰 수사가 정치 수사라는 주장에는 단호한 입장이다. 사건이 민주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일찌감치 불거진데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만큼 이를 보고받고 진두지휘할 사정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사건은 이미 쟁점화한 상황으로, 대통령실이 수사에 관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