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 감소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의 60% 이상이 여전히 유·무급 휴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나항공은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매년 갚아 나가야 할 이자 비용 등도 산적해 있어 직원들의 어려움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아시아나항공 직원 약 8500명 중 유·무급 휴직 중인 직원들은 51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총 직원의 60%가 완전히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1만9000명 직원 중 15% 정도(약 3000명)만 유·무급 휴직 중이다.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봐도 아시아나항공의 휴직 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LCC들의 총 직원 수 대비 휴직자 비율은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10%, 제주항공 7%, 진에어 약 5%, 에어서울 약 30%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현재 한 달에 7일가량 무급 휴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15일까지도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전 직원이 한 달에 절반가량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각종 수당 등을 합치면 직원들의 실수령액은 50~7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무급 휴직 일수는 줄었지만, 유·무급 휴직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KDB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하에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노력하고 있어서다. 채권단에 갚아야 하는 이자 비용도 매년 1000억 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박 의원실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와 운영자금, 시설자금 등에 대한 이자 비용으로 1300억 원을 산업은행에 집행했다. 올해도 9월 기준 1200억 원의 이자 비용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1~6월) 화물 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약 3800억 원의 영업 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비용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이뤄진다고 해도 완전 통합까지는 2~3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 대한 처우 및 급여 문제를 어떻게 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희생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 의원은 “아직 항공 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고, 유상증자 등 회생 노력도 제한받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들을 희생하는 것밖에 없다”라며 “국토부와 채권단은 직원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