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10.20/뉴스1 ⓒ News1
아시아 기축 통화로 꼽히는 일본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역외 시장 기준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면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나라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으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원화 가치 하락, 무역 적자 확대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0.06엔을 기록하며 199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50엔 선을 넘었다. ‘버블(거품)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NHK는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몰렸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엔화 가치 추락 여파로 일본의 올 상반기(4~9월) 무역수지가 11조75억 엔(105조 원) 적자였다고 일본 재무성이 발표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신흥시장 전문가인 짐 오닐 채텀하우스 의장은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