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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대우, 한남2구역 막판 ‘쩐의 전쟁’

입력 | 2022-10-21 03:00:00

하반기 최대 도시정비사업 꼽혀
30개동 1537채에 공사비 7900억… 파격적 이주비에 금융지원 약속
호텔식 설계 내세워 열띤 수주전, 승자독식… 내달 5일 시공사 선정



다음 달 5일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대결을 벌인다. 대우건설은 ‘한남써밋’(위쪽 사진)을, 롯데건설은 ‘르엘 팔라티노’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각 사 제공


올해 하반기 최대 도시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독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경쟁적으로 우수한 사업조건을 제안하며 수주전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m² 규모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규모의 총 30개동, 1537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3.3m²당 공사비는 770만 원, 총공사비는 7900억 원 규모의 하반기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하는 등 한남재개발 다섯 개 구역 중 2024∼2025년 중 입주가 예정된 3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3m²당 공사비가 인근 한남3구역 공사비(3.3m²당 598만 원)보다 200만 원가량 높은 데다 일반분양 비율도 45% 선으로 사업성이 뛰어난 편”이라고 설명했다. 조합 측 요청에 따라 단독 입찰로 진행된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지난달 23일 입찰전에 뛰어들어 일대일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

두 회사 모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극 차용했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이 포함된 ‘르엘 팔라티노’, 대우건설은 ‘한남 써밋’ 단지명을 제시했다. 이주비는 롯데건설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40%, 대우건설은 150%를 제안했다. 부동산 담보물보다 큰 이주비 한도를 제안한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 파격적인 조건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사업촉진비를 포함한 총사업비 1조 원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총회 의결에 따른 사업비 전체를 대여한다고 제안했다. 분담금의 경우 롯데건설은 입주 4년 후 100% 납입 조건으로 입주 시까지 금융비용을 롯데건설이 부담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입주 시 100% 또는 입주 2년 후 100%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납부하는 조건이다.

각종 지원에 대해 업계에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 이전 마지막 대형 수주전이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12월 11일부터 입찰 과정에서 조합에 과도한 금융지원을 제한하는 도정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향후 찾아보기 어려울 치열한 조건 경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설계 조건 부문에서도 호텔식 설계 등 경쟁적으로 고급화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글로벌 설계 그룹 HBA와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설계한 건축가 최시영 씨 등 9명이 협업해 호텔식 설계를 적용하는 ‘베터 댄 호텔(BETTER THAN HOTEL)’을 표방했다. 약 4000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과 보안시스템, 가구별로 이용할 수 있는 단독 엘리베이터 홀 등도 설치한다.

대우건설도 기존 조합 원안 설계를 변경한 ‘118 PROJECT’를 제시했다. 기존 32%던 건폐율을 23%로 낮추고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근거로 최고 층수를 기존 14층에서 21층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하고 전용면적 84m² 이상 가구에 가구당 1대의 전용 엘리베이터를 제공하는 조건도 제시했다.

조합은 다음 달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