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값상승률 서울 2배 넘어 올 하락폭도 커 매물 늘어난 듯
아파트를 산 지 1년도 안 돼서 처분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R114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합건물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에서 아파트를 매도 등 처분한 사람 2만9245명 중 4867명(16.6%)은 보유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처분했다. 이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인천의 단기매도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도한 37만9527명 중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는 3만2721명으로 8.6%였다. 이 비율은 수도권에서 8.7%(17만3114명 중 1만5090명), 지방에서는 8.5%(20만6413명 중 1만7631명)로 지역별 차이가 없었다.
인천 아파트 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집주인들이 매도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34.5% 올라 같은 기간 수도권(27.1%), 서울(14.7%), 경기(24.0%) 등 다른 지역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하지만 올해 1∼9월 인천 아파트 값은 3.9% 하락하며 수도권(―0.6%), 지방(―0.8%)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m²는 지난달 말 6억6000만 원에 팔렸는데 이는 올 2월 신고가(12억4500만 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지난 2년간 집값 상승기에 투자한 집주인들이 잇달아 집을 처분하려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를 넘겨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며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전망이 맞물려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