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리스타트 잡페어 폐막]
청년-新중년 등 취업박람회 폐막
다시 일자리로 희망을 되찾다
일자리 정보 얻고, 부대행사도 즐기고 19, 20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리스타트 잡페어’에는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 구직자부터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신중년과 주부, 전역 장병 등 3만여 명이 찾아 일자리 정보를 얻고 다양한
부대행사를 즐겼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조모 씨(30)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물류센터에서 현장 관리직으로 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 확산했던 2년 전 귀국했다. 일자리를 찾던 조 씨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물류직 현장 관리자 채용에 나선 쿠팡 부스를 찾아 상담을 받은 후 바로 다음 전형을 밟게 됐다. 인사 담당자는 조 씨 경력과 일에 대한 의지를 눈여겨봤다. 그는 “당장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기쁘다”고 했다.
○ 쿠팡·아이엠택시 등서 현장 면접 통과자
이날 ‘리스타트 잡페어 2022’ 2일 차 행사에는 청년부터 경력보유 여성, 신(新)중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정장 차림으로 부스를 찾은 구직자들 상당수는 현장에서 이력서를 냈고 일부는 바로 면접 일정을 잡았다.
특히 올해 처음 마련된 플랫폼 리스타트관의 쿠팡 부스는 청년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들로 붐볐다. 쿠팡 관계자는 “아무래도 나이, 경력, 학력에 관계없이 현장에서 채용을 진행하다 보니 관심을 보인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하다 올해 4월 퇴직한 서모 씨(54)는 이날 정장 차림으로 택시 플랫폼인 ‘아이엠택시’ 부스를 찾았다. 성실성과 조직 생활 경험을 앞세워 지원서를 내고 행사장에서 1차 면접을 통과했다. 조만간 본사 최종 면접을 거쳐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그는 “근무 형태가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행사장을 찾아와서 면접을 보게 됐다”며 “택시기사로 인생 2막을 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일자리 포기 안 할 것” 의욕 넘친 구직자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이모 씨(36)는 소형가전 설치 업무를 하다가 왼쪽 다리를 크게 다친 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구했었다. 그는 “매일 취업 정보를 구하기 위해 네이버 카페, 구직자 단톡방을 하루 대여섯 번은 들여다보다가 지인 소개로 이번 박람회를 찾아왔다”며 “내가 할 만한 일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보겠다”고 했다.
지난달 영업 업무를 하다 퇴사한 후 이날 GS리테일 부스를 방문한 박지연 씨(27)는 “채용자 관점에서 상담해줘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경력보유 여성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육아로 회사를 퇴직했던 송모 씨(45)는 스타벅스 ‘리턴맘’ 제도 상담을 받고 바리스타에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경력이 끊겨도 다시 일할 길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박람회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모처럼 열린 맞춤형 대면 상담의 기회를 활용해 부지런히 취업 정보를 구했다. 전직 경찰관 김영유 씨(60)는 올해 6월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해 신한은행 부스를 방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이면 뭐든 해보려고 한다”며 “행사장에서 들은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토대로 앞으로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 일자리 정책 상담 유용… 해병대 부스도 인기
리스타트 잡페어의 해병대 부스에서 한 참가자가 팔굽혀펴기 도전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군무원과 부사관, 장교 등 초급 간부와 병사 모집을 안내하는 부스에는 많은 청년층이 몰렸다. 현장에 나온 육군 관계자는 “채널A 강철부대 등 군 관련 프로그램 영향으로 부사관, 장교 모집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며 “직업 군인을 고민하는 20대 남성뿐 아니라 간부 모집에 지원할 여성들도 많이 찾아와 놀랐다”고 했다. 해병대 부스에서 도전 정신을 강조하며 마련한 ‘팔굽혀펴기 경품 이벤트’와 해군 부스의 군대 가상현실(VR) 체험에도 구직자들이 몰렸다.
정부·공공기관의 일자리 정책 상담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어가는 구직자들도 많았다. 한 문화재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최윤지 씨(25)는 청년공공일자리 부스에서 해외 취업 정보를 알아봤다. 그는 “취업 희망 국가와 직종에 수요가 있는지 등 대면으로만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며 “이번 상담을 토대로 국내외 공연, 문화축제 관련 기획 일을 다채롭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무역회사에서 20년간 근무했던 김모 씨(61)는 재취업을 위해 이날 서울시 여성 취업·교육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내 경력이 어딘가에서 쓰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