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보도… 한수원은 언급 자제 전문가 “축포 터뜨릴 단계는 아냐”
한국수력원자력이 조만간 폴란드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 협력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수주까지 이어진다면 13년 만에 다시 시작된 해외 원전 수주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는 19일(현지 시간)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현지 민간 에너지기업 ‘제파크(ZE PAK)’, 한수원이 앞으로 2주 안에 신규 원전 건설 사업 관련 LOI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수원과 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폴란드 매체에 따르면 이들 공동 컨소시엄이 한국형 원전(APR 1400)을 짓는 곳은 폴란드 중부 지역의 퐁트누프로, 현재 갈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제파크는 해당 화력발전소의 운영을 2024년 말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매체는 “이 프로젝트는 아직 예비 단계로 언제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폴란드가 같이 살펴보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아직 축포를 터뜨릴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지금까지 원전 수출의 ‘트랙 레코드(과거 실적)’가 중동밖에 없었는데 폴란드에 수출을 하게 된다면 유럽연합(EU)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을 따내며 사상 처음으로 원전 수출에 나섰다. 올해 8월에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수원이 LOI를 체결하는 원전 사업은 앞서 한수원이 제안서를 제출했던 원전 6기 건설 사업과는 별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2026년부터 2043년까지 6∼9GW(기가와트)급 신규 원전 총 6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이 올해 4월 제안서를 제출하고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이 사업에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WEC),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잡고 범정부 지원 조직을 운영 중이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