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사일 잔해 해체해 원인 분석
5일 새벽 SNS에 올라온 현무-2C 미사일의 낙탄 추정 영상. 군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발사한 현무-2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낙탄하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밝혔다. SNS 캡쳐
○ 발사 10여 초 만에 노즐 구동장치 작동 불능
군은 이 같은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수거된 미사일 잔해를 완전 분해 수준으로 해체해 노즐 구동장치의 오작동 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낙탄 사고가 난 현무-2C는 발사 직전까지 두세 차례의 사전 점검에선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 점검에선 가려낼 수 없는 핵심 장비·부품의 중대 결함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탄도미사일이 발사 10여 초 만에 노즐 구동장치가 고장 나 정반대로 날아가는 것은 드문 사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단순 오작동이나 오류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대북 킬체인 전력 중 가장 최신형이고 사거리(800∼1000km)도 가장 긴 현무-2C는 발사 직전 표적 좌표를 입력하면 모든 비행 상황이 컴퓨터로 자동 제어된다.
○ 대북 킬체인 전력 운용·관리 난맥상 드러내
군 안팎에선 현무-2C 낙탄 사고가 대북 킬체인 전력의 운용·관리에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이 북한 핵위협에 대응할 미사일의 개발·보유에만 치우친 나머지 유사시 한 치의 오차 없이 작동될 수 있는 즉응적 전투태세를 갖추는 데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수시로 발사해 대남 핵공격 위협을 실증하는 북한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북한은 올 들어 30차례 가까이 총 40발이 넘는 탄도·순항미사일을 쏴 성능을 과시하고, 대남 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우리 군은 현무-2C의 경우 낙탄 사고가 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3차례 쐈을 뿐이다. 또 낙탄 사고 2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우리 군이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전술지대지미사일) 사격에서 추적 신호가 끊긴 것은 2번째로 쏜 미사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소식통은 “예산 문제로 고가 마사일의 실사격 기회가 드물어 유사시 완벽한 작전과 성능 보장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그나마 대북 무력시위로 쏜 킬체인 주요 전력이 낙탄하거나 소실돼 안보 공백과 국민적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