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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 전환…감염재생산지수 9주만에 1 넘어

입력 | 2022-10-21 13:29:00

개량백신 접종률은 1%로 저조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이 21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한동안 정체 상태를 유지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유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가 1.09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이 숫자가 1보다 크면 유행이 확산하는 상황으로 본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은 건 지난 8월 중순 ‘6차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약 9주 만이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며 2개 이상의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93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7명이었던 것에 비해 77% 급증한 수치다.

인플루엔자(독감)도 유행하고 있다. 지난주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 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6.2명이었다. 9월 마지막 주(25일~10월 1일) 이후 3주 연속으로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 기준인 5.1명을 웃돌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21일 중대본 회의에서 “특히 1~6세는 (독감 의심환자 비율이) 7.2명으로 전 연령대에 비해 높다”며 “겨울철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시작해 열흘 동안 접종을 진행했지만 전 국민 100명 중 1명(1.1%)만이 개량 백신을 맞았다. 60세 이상 고령자로 범위를 좁혀도 접종률이 인구 대비 3.4%에 불과하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지난 6월 이전에 마지막 접종을 받았거나 확진이 됐던 분들은 접종 대상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예방접종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에 대한 방역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료기관, 대중교통, 사회복지시설 등 장소를 구분해서 의무화하는 해외 사례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 완화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초 정부는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내년 3월’로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일부라도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마스크 착용 완화가 다가올 7차 유행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선 메시지를 내놨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서로 상반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라며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위에서 의견을 모으며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