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대준 씨 유족 측 제공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고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의 딸(9)이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자필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씨 유족 측은 21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며 이 씨의 딸 이모 양이 전날(20일)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 양은 편지에서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니다”라며 “저에게서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달라. 그래야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달려드는 중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 2022.10.21/뉴스1
유족 측은 이날 이 양의 편지를 김 부장판사에게 전달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은 국민을 위한 공직자가 아닌 청와대를 위한 공직자였다”며 구속을 촉구했다. 이 씨는 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서 전 장관을 보고 “거기 서 보라”며 욕설을 하며 달려들었다가 방호 요원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