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했던 특별공제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주택자 종부세 특별공제 기준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세부 항목에서 여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처리 시한인 20일을 넘겼기 때문이다.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고지서에 완화된 금액이 담기려면 20일까지 국회에서 특별공제 기준을 결정해야 했다. 정부는 현행 공시가 11억 원인 기본공제에 특별공제 3억 원을 더해 1주택자의 경우 14억 원까지 종부세를 덜어주는 안을 제시했지만 여야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결국 시한을 넘겼다. 종부세 완화안의 국회 처리가 불발되면서 1주택자 중 공시가 11억~14억 원 주택을 보유한 9만3000명은 정부안(특별공제 3억 원)이면 안 내도 되는 종부세를 내야한다.
이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21일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 때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억울하게 종부세 부담을 지게 될 분들의 세금을 덜어드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민주당은 끝내 합의에 나서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 공약 등을 통해 종부세 완화를 약속했던 점을 지적한 것.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세금 대책이었던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안이 좌초한 건 특별공제를 둘러싼 여야의 이견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현행 공시가 11억 원인 기본공제에 더해 3억 원의 특별공제를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특별공제에 반대했고, 끝내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1일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따라 내년도에 비율을 높이자는 안 등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답변이 없었다”고 했다. 반면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정부 여당은 이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낮추고 거기에 추가 공제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는 민생도 서민도 아닌 부자를 위한 감세 혜택으로 명백한 ‘초부자감세’”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재 60%에서 70%로 높이고, 특별공제 한도를 높이자고 했지만 민주당이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로 올려야 한다”고 맞서면서 결국 조세특례법 개정안 처리 시한인 20일을 넘겼다.
만약 개정안이 연말에 뒤늦게라도 통과되면 현행법에 따라 종부세를 낸 뒤 별도 절차를 밟아 세금을 환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사실상 종부세의 금년도 추가 완화는 더 이상 어렵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