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막 V리그 기업은행 기둥 창단멤버로 챔피언 3번 이끌고, 지난시즌 팀 5위에도 인기 1위 “앞이든 뒤든 가리지 않고 때려 가물가물 정상의 추억 살릴 것” 팀 공격의 중심 중책에 체중 줄여
김희진(IBK기업은행)이 22일 개막하는 2022∼2023시즌 프로배구 V리그로 데뷔 후 12번째 시즌을 맞는다. 어느덧 팀 내 최고참급 선수가 된 김희진은 그동안 선배들을 도와 차지했던 3번의 챔프전 우승에 이어 후배들을 이끌고 4번째 정상에 오르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김희진은 23일 GS칼텍스와의 경기로 이번 시즌을 시작한다. 용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지금의 멤버로 새 별을 달고 싶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김희진(31)은 새 시즌 각오를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별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의미한다. 2011년 기업은행 창단 멤버인 김희진은 그동안 챔프전 우승을 3번 경험했다. 데뷔 2년 차이던 2012∼2013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모두 정상에 오르는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이후로도 2017∼2018시즌까지 6년 연속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챔프전을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준우승을 한 2017∼2018시즌을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TV로 챔프전을 봐야 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5위까지 떨어졌다. 기업은행이 정규리그에서 5위를 한 건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창단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런 공격을 수월하게 해내려면 네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빨라야 한다. 김희진이 몸무게를 5kg이나 줄인 이유다. 김희진은 “시즌 내내 팀 공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체중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7월 열렸던 국제대회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이후로만 3kg 이상을 뺀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80kg이었던 김희진의 지금 몸무게는 75kg이다.
데뷔 후 12번째 시즌을 맞는 김희진은 어느덧 팀 내 최고참급 선수가 됐다. 기업은행에서 김희진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김수지(35)뿐이다. 김희진은 이제 선수 개인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선배로서의 할 일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김희진은 “8월 열렸던 컵대회 때 나보다 한참 어린 다른 팀 후배가 팀의 중심을 잡아 나가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며 “모두가 코트 안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여자부 7개 팀 중 5위에 그쳤지만 김희진 덕에 최고 인기를 누리는 구단이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녀부 14개 팀을 통틀어 집계한 경기 시청률 톱5 중 4개가 기업은행의 경기였다. 김희진은 지난 시즌 올스타 팬투표에서 V리그 역대 최다 득표(11만3348표) 1위를 했다. 김희진은 “이번 시즌엔 김연경 언니(흥국생명)가 국내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팬투표 1위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지난 시즌에 산타 복장, 공룡 탈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을 기억한다. (그런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코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22일 막을 올리는 2022∼2023시즌 V리그는 내년 3월 19일까지 5개월간 정규리그 레이스를 벌인다. 남녀부 개막전 모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 2위 간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남자부는 대한항공(1위)과 KB손해보험(2위), 여자부는 현대건설(1위)과 한국도로공사(2위)가 맞붙는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