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0시 45분경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19일 체포한 김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1일 오전 6시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2월 유 전 직무대리에게 20억 원의 대선자금을 요구한 뒤 지난해 4월 1억 원을 시작으로 △5월 5억 원 △6월 1억 원 △8월 1억4700만 원 등 네 차례에 걸쳐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자금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조성했고, 천화동인 4호 이모 이사와 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 등을 거쳐 유 전 직무대리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5만원-1만원권 담긴 종이상자… 분당 유원홀딩스 사무실서 오가
검찰, 남욱 등 증언-통신기록 제시… 金 영장심사서 구속 필요성 주장
檢, 이재명 경선자금 유입여부 추적… 김용측 “檢, 유동규 진술에 놀아나”
● 김용 “대선 준비 돈 필요…광주 쪽 돌고 있어”
검찰은 이날 오후 3시 반경부터 오후 6시경까지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100쪽이 넘는 프리젠테이션(PPT) 자료를 통해 김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로와 구속 필요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한다.검찰은 이 대표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하며 조직을 담당했던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직무대리에게 “대선 준비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 광주 쪽을 돌고 있다”며 20억 원을 요구했고, ‘대장동 일당’에 속하는 남 변호사가 총 8억4700만 원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부원장이 받은 돈이 5월에 5억 원으로 가장 많았던 이유가 민주당 대선 경선이 지난해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해당 자금이 경선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부원장은 현금이 담긴 종이상자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4차례 걸쳐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직무대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함께 만든 회사다.
이 가운데 1억여 원은 유 전 직무대리가 빼돌렸고 김 부원장에게는 실제로는 7억여 원이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9월경 1억 원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 돌려줬다.
다만 검찰은 중간에 일부 금액이 전달되지 않았거나 돌려줬더라도, 불법 정치자금으로 조성된 규모가 8억4700만 원이라는 점이 물증과 진술 등을 통해 소명됐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해당 액수를 적시했다.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8억4700만 원을 조성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입한 메모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메모는 남 변호사의 지시로 천화동인 4호 이사이자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이모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 부원장 측 “유동규 진술에 놀아나”
반면 김 부원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이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 일정 조율도 없이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석방 등을 제시하며 유 전 직무대리를 회유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심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쪽(검찰)이 유동규 진술에 놀아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검찰은 김 부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및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잇달아 발부되면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김 부원장 뿐 아니라 정진상 실장 등 이 대표의 핵심 측근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2014년 정진상도 5000만 원 수수 의혹
또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2014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을 받아 김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선에,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 재선에 도전한 상태였다. 하지만 정 실장은 21일 입장을 내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