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다이어트로 무너진 몸, 운동으로 바로 세워… “근육 만들 때 가장 즐거워”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2-10-22 12:44:00


“한때 몸무게가 90kg까지 나갔어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마음 단단히 먹고 다이어트를 해 55kg까지 뺐어요. 그런데 몸 여기저기가 아팠죠. 그 때쯤 군인이셨던 아버지께서 근육운동을 제안했어요.”

21일 경북 영주에서 열린 2022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세계피트니스여자선수권 마스터 여자 보디피트니스(45세 이상) 부문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우승한 김미소 씨(45·충북 황순철퍼스트피트니스)는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가 가장 즐겁다.

“이런 거 있죠. 사실 제가 엄마가 되면서 누구 엄마로 불려지고 제 이름으로 불려지는 때가 거의 없잖아요. 보디빌딩은 제 존재를 느끼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힘들겠다고 걱정하지만 제가 살면서 저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딱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 시간을 즐겼던 것 같아요.”

김미소 씨가 2022 IFBB 세계피트니스여자선수권대회 마스터 여자 보디피트니스(45세 이상) 부문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했다. 김미소 씨 제공.

7년 전이었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에버랜드에 근무하다 남편이 있는 충북 청주로 내려오면서 삶이 바뀌었다.

“7년 정도 주말부부로 지내다 저와 가족을 위해 결단을 내렸습니다. 15개월 만에 35kg을 감량했는데 살을 너무 극단적으로 빼서인지 몸이 아팠어요. 그래서 일을 그만뒀습니다. 근육운동을 권하신 친정 아버지께서 대회 출전도 제안하셨죠. 자신이 없었는데 아버지께서 적극 도와주셔서 대회 준비를 위해 몸을 만들었습니다. 마스터스 보디빌딩 선수로 각종 대회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올해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때 모습. 김미소 씨 제공.



대회 출전은 5년 전부터 했다. 각종 지방 대회에서 입상했고 결국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김 씨는 2019년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IFBB 세계피트니스여자선수권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 땐 입상하지 못했다.

“국내와 국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몸을 표현하는 포즈 자체가 완전히 달랐죠. 그래서 올해 국가대표가 된 뒤에는 외국선수들 포즈를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경쟁 상대가 국내 선수가 아니라 외국선수이잖아요. 그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대회 끝난 뒤 대한보디빌딩협회 관계자들이 몸이 아주 좋아졌다고 칭찬 많이 받았습니다.”

김 씨의 하루는 새벽 4시10분에 시작된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운동을 마쳐야 합니다. 일어나서 공복에 달리거나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지방을 빼는 데는 공복 유산소 운동이 최고이거든요. 그리고 아들 밥 챙기는 등 오전 집안일을 끝난 뒤 오전 오후 시간 날 때 운동을 하죠. 오전 오후 하루 6시간씩 운동합니다.”

김미소 씨(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출선 선수들과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미소 씨 제공.



김 씨의 체중은 60kg. 근육운동을 하자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체중이 늘었다. 운동을 계속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체중이 늘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음식을 조절하면서 바짝 운동해서 인지 54kg까지 빠졌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60kg 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몸무게가 늘지는 않습니다.”

김 씨는 근육운동을 하면서 보디빌딩 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프리랜서 트레이너로 시간 날 땐 다른 사람들의 몸도 관리해주고 있다. 어느 순간 근육운동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이 됐다.

김미소 씨(가운데)와 함께 입상한 외국 선수들. 김미소 씨 제공




“저에게 목표가 뭐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솔직히 전 특정한 목표는 없습니다. 다만 매일 운동하면서 제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끼는 그 자체가 좋습니다. 사실 전 태극마크를 목표로 운동하지 않았습니다. 몸만들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리다 보니 국가대표가 됐고 결국 세계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제 몸을 더 가다듬는데 집중하겠습니다. 근육을 만드는 것만으로 즐겁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