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점을 두고 5조7000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은 이 조직의 중국 총책이 2011년 110억 원이 발굴된 ‘김제 마늘밭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활동 등의 혐의로 국내 책임자 A 씨(59) 등 20명을 구속하고, 모집책 B 씨(56) 등 171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4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중국과 국내에서 5조7000억 원대의 도박사이트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조직은 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버를 관리하는 중국 본사와 실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국내 본사로 나눈 뒤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스톱과 슬롯 등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찰은 이 조직의 중국 총책이 ‘김제 마늘밭 사건’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011년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 5만 원 권 뭉칫돈 110억 원이 비닐에 싸인 채 발견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처남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돈을 마늘밭 주인 부부가 받아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부는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중국으로 도주한 처남은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