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공감(empathy)’이 매우 중요한 리더십 역량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심지어 CEO(Chief Executive Officer·최고경영자)를 ‘최고 공감 책임자(Chief Empathy Officer)’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며 그의 상황과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은 신뢰를 쌓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팬데믹, 전쟁 등의 사건은 우리의 스트레스를 한층 높였고, 이런 상황에서 공감의 필요성과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저마다 다르다.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과 소통할 때 감정 이입이 쉽지 않은 이들은 공감을 활용하기 힘든 것일까? 다행히 그렇지 않다. 감정 이입이 힘든 리더 역시 준비를 통해 상대방에게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효과적인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은 직원들에게 주의해야 할 점을 명확히 표현하고 이들의 불안을 인정하며 염려하는 것이다. 자신의 공감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얽매이지 말고 다음 네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 보자.
첫째, ‘경청’은 말하기 못지않게 필수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경청은 ‘상황에 대해 더 듣고 싶다’는 관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표현이다. 주의 깊게 상대의 말을 듣는 자세만으로도 깊은 이해와 공감을 표할 수 있다. 입이 간질간질해도 열지 말고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진솔하게 경청하라.
셋째, ‘염려’를 표하라. 상황을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진심으로 염려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한다. “직원들의 번아웃을 크게 걱정합니다” “현장에서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와 같이 직원들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라. 물론 이런 소통 과정에서 상대방 역시 관심으로 화답해야 한다. 공감의 표현은 양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끝으로 공감은 ‘행동’으로 완성된다. 행동을 공감의 반응으로는 잘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리더들은 해결책, 즉 문제에 대한 행동을 제안해 공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인정과 염려를 넘어 행동을 표현하는 자세는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해결책을 알아보기 위해 위원회를 마련했습니다” “금요일 단축근무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습니다”와 같은 말이 공감의 표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점을 신경 쓰면 보다 진솔한 공감적 소통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문제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집중하고 실제로 이들이 느끼는 슬픔, 짜증, 불안을 인정하라. “안심하세요” “우리는 헤쳐 나갈 것입니다”와 같은 문구를 사용해 회복 탄력성을 진작하는 것도 좋다. 좋지 않은 소식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투명하며 진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사람들이 당신의 메시지를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한 말과 문장을 구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상대방에 대한 감사와 공감은 분명히 표하며 이들의 훌륭한 점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도 좋다.
반대로 공감적 소통을 가로막는 행동과 태도에는 유의해야 한다. 문제가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해 성급한 행동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할 말을 미리 메모로 준비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줄줄 읽는 대본처럼 사용하지는 말라. 무언가를 읽는 행위는 전달하려는 의미와 무관하게 해당 메시지가 연출된 것으로 비치게 한다. 소통 과정에서 발언을 독점하지 말고, 긍정적 측면을 과대 포장하지 말라. 거짓말처럼 들리고 신뢰에 해를 끼친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리더에게 필요한 공감 커뮤니케이션’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조엘 슈워츠버그 프레젠테이션 코치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