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천하] 리커창 총리-왕양 주석도 축출 中경제 개혁개방서 분배로 바뀔듯
후춘화. 신화넷
한때 ‘포스트 시진핑’으로 거론됐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열 2위 총리 임명설까지 돌았던 후춘화 부총리(59)가 23일 시진핑 3기 지도부에서 배제됐다. 7명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 상무위원회 진입에 실패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국 위원 24명에도 들지 못했다.
후베이성의 빈농 출신인 후 부총리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대부’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눈에 띄어 중앙 무대로 진출했다. 2012년 49세에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정치국 위원 명단(25명)에 이름을 올린 뒤 ‘리틀 후’로 불리며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혀 왔다.
시 주석 집권 기간 ‘후진타오계’ 공청단은 시 주석 권력을 견제하는 파벌로 여겨졌다.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모두 공청단이다. 당초 리 총리와 왕 주석은 실권이 크게 축소되더라도 상무위원회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개혁개방과 시장 우선주의에 무게를 뒀던 리 총리와 왕 주석의 퇴장으로 중국 경제 정책이 일대 전환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성장을 중시했던 40여 년의 개혁개방 정책이 분배를 내세운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통한 민간기업 통제 확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동부유는 22일 개정된 공산당 당헌에 명기됐다.
리 총리와 함께 경제를 이끌었던 온건파 류허 경제담당 부총리, 이강 런민은행장, 류쿤 재정부장도 퇴진했다. AP통신은 “리 총리가 상무위에 남았다면 경제 정책에서 시 주석에 대한 견제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경제도 완전히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