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 확정 ‘1인독재’ 시대 총리 될 리창 등 3기 지도부 임명… 리커창-왕양 축출, 견제세력 전무 당헌에 ‘習 핵심지위 수호’ 명시… “美와 패권경쟁 속 韓압박 가능성”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옆에 세우고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소 3연임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1인 독재’ 시대를 열었다.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전원을 ‘충성파 최측근’으로 채워 40여 년간 유지돼 온 집단지도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데다 ‘시진핑 핵심 지위 수호’를 국가 헌법보다 위상이 높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넣으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진핑과 서열 2∼7위 23일 최소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①)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3층 진써다팅(金色大廳)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진써다팅은 호화로운 내부 장식으로 유명하다. 시 주석의 뒤를 이어 새로 선출된 최고지도부 상무위원들이 서열 순대로 뒤따르고 있다. 시 주석 뒤부터 ②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 ③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④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⑤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⑥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⑦리시 광둥성 서기. 모두 시 주석의 최측근이다. 베이징=AP 뉴시스
시 주석과 견제 관계인 ‘후진타오계’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리커창 총리(67)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67)은 전날 공개된 당 중앙위원 205명에서 탈락해 최고지도부에서 퇴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은퇴 시점인 68세가 되지 않았음에도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강제 축출되면서 시 주석을 견제할 세력이 전멸한 셈이다.
중국공산당은 22일 공개한 당장 수정 결의문에서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 등의 내용을 삽입하는 것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견지와 강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 및 시 주석 1인 권력 집중을 뜻하는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당 엘리트들의 집단지도체제에서 개인 독재로의 전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권력을 독점한 시 주석이 미중 패권경쟁에서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한국에 ‘미국 편을 들지 말라’는 강압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