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죄 공소장에 이재명 정진상 공모 적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성남FC 사무실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2022.09.16. 뉴시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출국금지했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정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정책실장이었던 정 실장을 조사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국금지는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진행하는 일반적인 수사 절차”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두산건설 전 대표 A 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 B 씨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면서 B 씨 공소장에 ‘B 씨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 등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대표가 성남FC의 실질적인 ‘구단주’ 역할을 했던 정 실장으로부터 기업 후원금을 받는 과정을 보고받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4~2017년 두산건설, 네이버, NH농협은행, 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이 인허가 등 특혜를 대가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두산건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기업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 등을 마치는 대로 정 실장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정 실장은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의 수사 대상에도 올라 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4년 정 실장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지난해 4∼8월 남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2일 구속됐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