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력한 새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은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치인 출신으로 평가된다.
수낵 전 장관이 24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마감되는 영국 보수당 대표 후보 등록에서 단일 입후보가 결정될 경우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 백인 출신이자 남아시아계 최초 총리가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수낵 전 장관은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물러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후임을 가리는 지난 7월 당 대표 경선에서 줄곧 1위를 달리다가 전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당시 리즈 트러스트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두 번째 당대표 도전인 셈이다.
아버지는 영국 의대로 진학해서 의사가 됐으며, 이민 1.5세대인 어머니는 약사로 근무했다. 수낵 전 장관은 영국 햄프셔주의 명문 사립고를 거쳐 옥스퍼드대(정치·경제·철학전공)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는 등 보수당의 전형적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01년 옥스퍼드 졸업과 동시에 투자 전문 회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2001~2004년), 어린이투자전문기업(CIFM·2006~2009년)에서 헤지펀드 파트너로 근무하는 등 금융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동료들과 700억 달러(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 전문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2015년 총선을 통해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그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에서 주택공공자치부 차관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19년 보리스 존슨 총리 후보를 지지한 인연으로 재무부 차관에 이어 재무부 장관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수낵 전 장관은 영국 부자 순위 222위에 오를 정도의 많은 자산을 보유해 ‘반(反) 서민’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의 부인 익샤타 무르티는 인도 정보기술(IT) 대기업인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이다. 인도 국적의 부인은 비거주 비자를 활용해 해외소득 관련 세금을 내지 않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1980년 5월12일 출생(만42세 5개월)인 그가 총리에 오를 경우 1812년 만 42세 1일로 총리에 오른 로버트 젠킨슨 이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을 갖게 된다. 젊은 보수당 당수로 주목을 받았던 데미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경우 취임 당시 44세였다. 노동당 당수였던 토네 블레어 전 총리도 취임 당시는 44세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