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뇌인지과학과 정재승 교수. 동아일보 DB
머릿속 상상만으로 작동하는 로봇팔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뇌 신호 해독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의료보조기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KAIST는 정재승 뇌인지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저널오브뉴럴엔지니어링’에 지난 9월 발표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상상할 때 발생하는 뇌 신호는 뇌에 깊숙이 미세전극을 심지 않는 이상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뇌에 전극을 깊게 심으면 뇌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 연구팀은 뇌에 전극을 꽂으면서도 큰 손상이 가지 않을 만한 뇌 부위인 ‘대뇌피질’에 주목했다. 장상진 박사과정생은 “신경세포체가 모여 있는 대뇌피질은 어느 정도 정확한 상상 뇌 신호를 파악할 수 있는 적정한 부위”라며 “두피 밖에서 얻은 상상 뇌신호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고 했다. 가령 축구 경기장 밖에서는 사람들의 함성소리를 구분할 순 없지만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바로 옆 관중의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기술은 향후 사지 마비 환자를 비롯한 운동장애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비침습적 기술 개발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 교수는 “장애인마다 상이한 뇌 신호를 맞춤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의수를 대신할 로봇팔을 상용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