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2017~2022년 민간의 물품 반출 승인 124건 북한에 직접 송금 신고·승인 사례는 없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간 차원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북 송금을 당국에 신고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7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통일부는 2017년 민간단체 한 곳에서 신청한 의료설비 등 3억 원 상당의 지원을 승인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던 2018년엔 13개 민간단체에서 의약품, 의료소모품, 영양물품, 산림자재, 농자재 등으로 약 65억 원 상당의 지원을 신고했다.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회동이 있었던 2019년엔 15개 민간단체가 의약품, 의료소모품, 영양물품 등 170억 원 상당의 지원을 신고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민간차원의 대북 송금이 없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대북 송금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며 “쌍방울그룹이 불법 밀반출한 수십 억 원이 북한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1항은 ‘물품 등을 반출 또는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물품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일부는 당국의 승인 없이 북한에 금전을 전달했다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북한에 ‘벌크캐시(Bulk Cash·대량 현금)’ 제공을 금지하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검찰은 쌍방울이 2019년 당시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달러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했고,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행사 참석 및 광물 사업권 약정 대가 등으로 북한에 돈을 지불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쌍방울은 아태협의 대북교류 행사를 후원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쌍방울이 대북 사업 관련 대가로 북한에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달 14일과 17일 쌍방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