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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 확성기 재설치하나…불쑥 ‘확성기 트집’ 의도는?

입력 | 2022-10-24 16:23:00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 모습. 2020.06.23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북한군이 남측을 겨냥해 “최근 확성기 도발을 했다”고 24일 주장했다. 우리 군은 “확성기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북측이 불쑥 문제를 제기한 만큼 향후 확성기를 재설치해 대남(對南) 비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최근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도발과 확성기 도발에 이어 해상침범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갑자기 우리 군 확성기 사용을 문제 삼으며 트집을 잡자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장비를 운용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비난할 근거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군은 최근 중부전선에서 환자를 후송하기 위해 의무헬기를 민간인통제선 이북에 진입시킨다는 알림 방송은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감시초소(GP)의 대북 경고 장비를 통해 알린 것이라 확성기 방송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결국 북한이 ‘확성기 도발’ 운운하는 건 향후 도발을 전제로 그 책임을 미리 남측에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이 먼저 판문점 합의 등을 위반했다면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남북은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신뢰 조치로 각각 대형 확성기 40여 대를 철거했다. 북측은 2년 뒤인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시설을 2년 만에 재설치 했지만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치 사흘 만에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며 철거하기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