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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윳값 폭등’…취약계층·농민 난방비 부담에 걱정 태산

입력 | 2022-10-24 17:07:00

최근 등윳값이 폭등하면서 취약계층 주민들의 올 겨울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뉴스1 ⓒ News1


아침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뚝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왔지만 등윳값이 폭등하면서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경기지역 등유의 리터(L)당 평균 가격은 1619.22원이다. 이는 올해 1월1일(1112.88원)보다 45.5%가량 오른 가격이며, 지난해 같은 날(1059.75원)과 비교해선 무려 52.79%나 폭등했다.

등윳값이 크게 오르자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등유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는 농어촌이나 노후 주택에서 난방용으로 쓰이는 대표적인 서민 연료이기 때문이다. 실제 도내 67만1016가구(12.3%)는 등유 등을 이용한 기름보일러나 연탄보일러로 겨울을 나고 있으며, 대부분이 서민 등 취약계층이다.

가평군 청평면에 사는 김재상씨(72)는 “올 초만 해도 20만원 정도면 등유 200L를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30만원이 넘는다”며 “최대한 기름을 아끼면서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더 추워지면 비싼 기름값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 박모씨(61)는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 겨울은 가장 힘든 계절이다. 추운데 난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서러움을 부자들은 모른다”며 “기름값이 워낙 올라 너무 부담된다. 예년보다 더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 재배를 하는 농민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우스의 경우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기름보일러를 이용하는데, 등윳값 급등은 난방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농민들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안성에서 토마토 농장을 하는 A씨(50대)는 “지난해엔 난방비로 3000만원 정도 썼는데 올해는 벌써 5000만원이나 사용했다. 다 빚이다”며 “그렇다고 난방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부 온도를 15도 내외로 유지하지 않으면 토마토가 그대로 죽어버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12월부터 에너지바우처 지원 단가를 1만3000원 올렸다. 이번 인상에 따라 총 지원 금액은 △1인 가구 14만8100원 △2인 가구 20만3600원 △3인 가구 27만8000원 △4인 가구 37만2100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현재 시세로 계산할 때 4인 가구 기준 정부지원금으로 살 수 있는 등유는 229.8L밖에 안 된다. 한 달 정도면 바닥나는 수준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에너지 바우처 사업 외에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성 지원은 없지만 전기장판 지원 실시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대상자들이 최대한 지원을 받게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