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분기 3.9% 성장에도 내수 부진 올해 목표 5.5% 달성 어려울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독재 시대를 알린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뒤인 24일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3위안을 넘어 역외 시장 기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홍콩 증시도 6% 이상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3098위안까지 오르며 2010년 거래를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 역내 중국 위안화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7.2633위안까지 올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을 무제한으로 내놓을 수 있는 시 주석의 권력이 공고해졌다고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의 깊은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6% 떨어진 15,180.69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주가인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도 7.3% 떨어진 5,114.48로 거래를 마쳤다. 1994년 이 지수가 출시된 이후 최저치였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도 2.02%, 선전성분지수도 1.76% 급락하며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3%에 그쳤다. 백화점, 편의점 등 소매점 판매를 나타내 내수 경기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소매 판매의 9월 성장률은 2.5%에 그쳤다. 로이터통신 등의 예상치 3.3%보다 낮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늘어났다. 8월의 7.1%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세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5.5%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률 발표는 원래 당대회 기간인 1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어떤 설명도 없이 돌연 연기됐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