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이 지난 21일 엔화 매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규모가 5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이 분석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시장 참가자의 추계를 인용해 지난 21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일본 정부·일본은행의 개입 규모가 5조4800억엔(약 53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24일 공표한 25일자 당좌 예금 잔고 전망을 근거로 한 추계다.
결제는 2 영업일 후 이뤄지기 때문에 지난 21일 개입 결과는 25일 당좌예금에 반영된다.
일본은행이 24일 발표한 25일자 당좌예금 잔액 전망에 따르면 감소액은 1조1800억엔이었다.
이번 달 초 일본은행이 4조3000억엔 증가를 전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액인 5조4800억엔이 엔화 매입 시장 개입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영 NHK도 당좌예금을 바탕으로 추계해 본 결과 지난 21일 약 5조엔 규모의 시장 개입이 실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배경으로 최근 급속히 달러 대비 가치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당국은 9월22일 2조8000억엔 규모의 엔화 매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이 때에는 개입 사실을 공표했다.
지난 21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급속히 엔화 약세가 진행됐다. 1달러 당 151.90엔까지 급락했다.
이후 한국시간 21일 오후 11시30분이 지난 시각 갑자기 엔화 강세가 시작됐다. 1달러 당 144엔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달러대비 엔화 가치가 단번에 7엔이나 뛰었다.
이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추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영향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공표하지 않고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복면개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24일에도 상당한 규모의 금액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타이밍에 맞춰 개입을 실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밤에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보도를 한 날이다.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렸을 적당한 때를 노린 듯 개입에 나섰다. 9월22일에도 시장 거래 상황 등 급반등시키기 쉬운 시기에 적절히 개입에 들어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