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영국 신임 총리로 확정된 리시 수낵은 영국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이며 총리가 됨으로써 권력도 가장 클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왕실보다 부자인 총리가 영국 역사상 처음 등장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수낵은 단순한 부자가 아닌 수퍼 리치다. 이 때문에 그가 총리로 부적합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그의 재무장관 경력과 큰 돈을 벌어들인 경험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큰 상처를 입은 영국을 이끄는데 적격이라고 주장한다.
수낵 부부의 재산은 대부분 부인 머티가 가진 아버지 회사 지분이 차지한다. 머티는 또 벤처투자사 카나마란 벤처스 UK를 소유하고 있으며 기타 6개 개업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부부는 영국내 최소 3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미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보유한 주택도 600만달러(약 86억원)짜리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수낙 부부와 두 딸은 런던 서부 주택의 침실 5개자리 주택에서 주로 생활하며 주말에는 노스요크셔에 있는 조지왕 시대 장원 주택에서 지낸다. 가디언지는 주말 주택이 “실내 수영장, 체육관, 요가실, 사우나, 테니스장을 갖춘 운동시설로 개조됐다”고 전했다.
그의 이런 부가 유권자들에게 문제가 될까?
맨체스터대 정치학 교수 로버트 포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영국인 대부분은 부자인 것이 잘못이며 결격사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부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부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바꿀까 봐 염려한다. 재무장관의 부인이 비거주자라는 점, 잘못할 때 미국의 영주권을 내미는 일, 세금 탈루 가능성 등에 대해 사람들은 ‘제대로 세금만 내면 신경 쓰지 않지만 안 그러면 정말 짜증난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또 수낵이 재무장관일 때 미국 영주권자라는 사실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영주권을 반납했다고 발표함으로써 무마했다.
24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낵에 대한 가장 두드러진 인상은 그가 부자라는 점이다.
수낵 반대자들은 그가 특권층에서 성장했다는 점을 물고 늘어진다. 1년 등록금이 5만2000달러(약 7473만원)이 넘는 600년 전통의 윈체스터 칼리지를 졸업했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 총리 선거 당시 수낵이 자기는 “노동자 계층 친구가 없다”고 말하는 2007년의 BBC 방송 다큐멘터리 짧게 편집된 영상이 돌기도 했다.
보수당 기초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재무장관으로서 “모든 재원을 가난한 지역에 쏟아붓는” 방식을 고쳐 부자 동네를 돕겠다고 한 발언도 비판 대상이다.
7년 전 의원에 당선하기 전 수낵은 골드만 삭스 투자은행의 투자전문가 및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재무장관 재임 도안에는 막대한 팬데믹 보조금을 뿌려 큰 인기를 끌었다.
경선과정에서 수낵은 경쟁자들보다 경제 경쟁력이 줄곧 앞선다는 여론의 평가를 받았다. 지난 여름 총리 경선 때 수낵은 리즈 트러스의 경제 정책이 “환상” 경제학이라고 비난했고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은 이 주장을 뒷받침했다.
재무장관에 다시 지명되길 바라는 현 재무장관 제레미 헌트는 데일리 텔레그라프지에 영국인들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며 수낵을 지지하는 글을 썼다. 그는 “우리의 공공 재정, 시장 신뢰도, 국제적 평판이 크게 떨어졌다.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믿을 만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또 실업과 주택담보금 상환, 복지 감소를 우려하는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리시 수낵이 바로 그런 지도자”라고 썼다.
아무래도 과도한 부는 취약점이다. 노팅엄 대학교 정치학 교수 스티븐 필딩은 연초에 그랬듯이 노동당이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수낵은 집에 없는 것이 없어 “영향받지 않는다”고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난 때문에 수백만명의 영국인들이 압박을 받는 상황 속에서 말이다. 필딩은 그러나 트러스의 엉터리 경제정책을 시장이 신속하게 거부한 점이 수낵의 정책을 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