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와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점점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망가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병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다가오는 11월 16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날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해로운 물질이나 가스에 의해 폐와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점진적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망가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병이다. 정상인은 숨을 들이쉴 때 기도가 넓어지고 내쉴 때는 좁아지는데 COPD 환자는 좁아지는 정도가 병적으로 심해져 고르게 숨을 쉴 수 없고 숨이 차는 것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낯설긴 하지만 COPD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사망 질환 중 3위에 올라 있으며 2050년에는 사망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실제로 국내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주요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이 외에도 가스, 결핵, 천식, 미세먼지 등 각종 화학, 대기 오염도 유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이로 인한 COPD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반에는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었을 때 숨이 차는 정도지만 중증이 되면 평지를 조금 빨리 걷거나 머리를 감을 때에도 숨이 찬다. 더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COPD 환자의 가래는 색이 희고 끈적끈적해서 잘 뱉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숨을 쉴 때 천식같이 ‘쌕쌕’ 소리가 나기도 한다.
COPD는 환자의 진찰 소견과 흉부 방사선 촬영 그리고 폐기능검사들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엑스레이에서 가슴의 앞뒤가 길어져 가슴이 둥그런 통 모양이 되거나 청진 상 호흡음이 감소되고 쌕쌕 소리가 들리면 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정상인은 숨을 강하게 내쉬면 나올 수 있는 폐활량의 70% 이상을 1초 내에 내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COPD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폐기능 검사를 다시 했을 때도 여전히 1초 내에 내쉬는 숨이 들이쉰 숨의 70% 미만으로 나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진단한다.
COPD의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금연과 운동, 재활치료다. 약물 치료는 기관지 확장제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폐 기능을 호전시킨다기보다는 현재의 증상을 개선하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에는 COPD 환자들을 위한 호흡재활 디지털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개인 측정기기를 통해 산소포화도와 심박수 등을 감지해 환자의 상태를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운동을 쉬거나 멈춰야 할 때와 재개 시점을 알려준다. 그 밖에도 운동량 및 복약, 호흡곤란지수 등을 기록하는 운동일지와 영양관리, 통증관리, 부작용 기록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