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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소식]갑상샘 수술 중 후두신경 보존 마취조건 규명

입력 | 2022-10-26 03:00:00

보라매병원 다학제 연구팀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다학제 연구팀이 갑상샘 수술 중 후두신경을 보존하기 위한 최적의 마취조건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통해 2년마다 발표하는 한국인의 암 발생률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 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으로 여성은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 남성은 여섯 번째로 많다.

갑상샘 수술 건수도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수술이 많아짐에 따라 합병증 문제도 많아졌다. 갑상샘 수술 후 합병증은 갑상샘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특히 수술 중 후두신경 손상은 목소리를 변성시키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수술 합병증으로 발생 빈도는 약 5%에 이른다.

이에 갑상샘 수술 중 후두신경 손상을 막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도 개발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후두신경감시술이다. 하지만 마취조건이 확립되지 않아 실패도 많다. 보라매병원 갑상선센터 채영준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이정만·원동욱 교수 연구팀은 2021년 5월부터 8월까지 갑상샘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경근차단 역전제인 ‘네오스티그민’ 투여가 후두신경감시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44명의 갑상샘 수술 환자를 네오스티그민을 투여한 군과 위약을 투여한 군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네오스티그민 투여 군은 모든 환자가 수술 시간의 지연 없이 후두신경감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위약군의 경우 약 절반에 해당하는 환자가 신경감시술에 적합한 상태가 되기까지 평균적으로 11분가량 수술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네오스티그민 투여가 수술 지연 없이 후두신경감시술을 위한 마취조건을 완성함으로써 갑상샘 수술 시 후두신경감시술에 대한 신뢰도와 그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정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오던 네오스티그민이 갑상샘 수술 중 후두신경감시술에 효과적이라는 뚜렷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갑상샘 수술 시 후두신경감시술을 이용하는 의료진에게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의 2022년 10월 최신호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