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헤르손 방어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민 대피는 우크라이나군을 시가전(市街戰)으로 끌어들이려는 유인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우크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병력이 집단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러시아가 헤르손 주민 대피와 점령지 행정부를 철수시키고 있는 것은 러시아군이 도시 전투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현재 걸을 수 없는 중상자들 중심으로 (헤르손에서) 대피시키고 있다”면서 “반대로 그들은 그곳(헤르손에) 새로운 군병력을 증강시키고 (아군의 탈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지난 6월 도네츠크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 점령 과정에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방어선을 구축한 우크라이나군 전술에 의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당시 대(對) 화력전에서 밀린 우크라이나군은 퇴각을 가장해 러시아군을 시가전으로 끌어들이는 전술로 열세를 극복했었다.
정반대의 수세적 상황에 놓인 러시아군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헤르손 중심부 깊은 곳으로 우크라이나군을 유인한 뒤 포위·섬멸하려는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판단이다.
러시아는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더티 밤(dirty bombs)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군이 노바 카호우카 댐에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병행하고 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군이 어리석은 생각으로 카호우카 댐 파괴를 위해 지뢰를 매설해 놨다. 침략자들은 댐을 폭파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며 “물론 헤르손 일대 홍수가 발생해 아군의 진격을 2주 가량 지연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댐이 파괴되면 북크름운하를 통한 크름반도의 물공급이 중단되며, 자포리자 원전 가동에 필요한 물공급도 끊기게 된다”며 “이들의 재건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그렇게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