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의약품 국내 생산 기반 마련하고 2006년엔 오픈 이노베이션 시작 ‘1회 복용’ 당뇨병 치료제 개발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수상하고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 보여 최근엔 자체 R&D 연구소 건설… 항암제 중심 신약 개발 역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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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후 불모지 같은 한국의 기업에 훽스트 브랜드를 맡긴다는 것은 미친 짓.”
1954년 설립된 한독은 당시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1600여 명의 연구진을 보유한 독일 훽스트와 기술제휴를 하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1957년 12월 한독의 창업주 고 김신권 회장은 혈혈단신 독일 훽스트를 찾아간다. ‘언젠가 우수한 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과 기술제휴를 하거나 투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는 한독 직원들. 한독 제공
자체 기술 개발로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수상
우리가 먹는 약은 어떤 약은 하루에 1번 복용하고 어떤 약은 하루에 3번 복용하게 된다. 성분에 따라 몸속에서 용해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하루에 여러 번 약을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독은 이러한 환자들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특허기술인 DRM(Dual Release Micro-coating)을 활용해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 멕스를 개발했다. 몸속에서 천천히 용해되는 서방형 성분과 빠르게 용해되는 속방형 성분을 하나의 복합제로 만든 것이다. 하루에 여러 번 복용하던 것을 1회 복용으로 줄여 약물 순응도를 개선하고 정제 크기를 최소화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한독은 DRM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9년 대한민국신약개발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DRM 기술을 활용해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테넬리아엠서방정을 개발했다. 테넬리아는 7번째 출시되는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매년 지속 성장을해오고 있으며 현재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념도 생소했던 2006년 오픈 이노베이션 시작
한독 퓨쳐 콤플렉스 의약유물 전시 공간. 한독 제공
지금은 제약업계는 물론 IT 등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한독이 처음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작한 2006년에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다. 실제로 그 해 한 해 동안 포털 뉴스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언급된 기사는 단 5개에 불과했으며 2007년에도 고작 28개뿐이었다. 한독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제넥신, SCM생명과학, 에이비엘바이오 등 우수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와 협업하고 있으며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 콤패스 테라퓨틱스와 협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CHC2014’을 성공적으로 기술 수출한 것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과다.
한독과 제넥신은 제약과 바이오의 선도적이고 이상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한독이 제넥신의 최대주주라는 것을 넘어 두 회사는 10년 이상 전략적 협력을 해오고 있다. 지속형 성장호르몬 공동개발,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 공동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마곡에 나란히 연구소를 세우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바이오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R&D 영역 확장 중
한독 퓨처 콤플렉스 연구실. 한독 제공
한독 퓨쳐 콤플렉스로 신약개발 강화
장기화된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한독은 2021년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하고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의약품 사업부문에서 당뇨병 비즈니스로 오랜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제 테넬리아는 시장점유율을 지속 확대하며 2021년 전년 대비 16.2% 성장했다. 일반의약품 주력 제품인 케토톱(+11.6%)과 훼스탈(+18.1%) 또한 2021년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성장을 이뤄냈다.
최근 한독이 한독 퓨쳐 콤플렉스를 준공해 자체 R&D 역량과 인프라를 강화했다. 중화동과 판교에 각각 분리돼 있었던 제품개발연구소와 신약개발연구소를 한독 퓨쳐 콤플렉스로 통합 이전했다. 항암제 중심의 자체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점차적으로 항암제 외의 적응증으로 신약 개발 역량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제품으로 출시되기까지 약 20년의 개발 기간과 대략 1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된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사업인 것이다. 시작한다고 모두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신약 개발이 성공할 확률은 0.01% 미만이라고 한다. 문병곤 한독 연구소장은 “한독도 진행하던 신약연구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신약 개발은 70년이 되어가는 우리 같은 회사에서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여정이지만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신약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곡에 있는 한독 퓨쳐 콤플렉스 건물 전경. 한독 제공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