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방송 RT가 방송 도중 이른바 ‘우크라이나 어린이 익사’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자사 방송 진행자에게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24일(현지시간) CNN·BBC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 보도국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진행자 안톤 크라소프스키의 방송 도중 거친 발언은 우리 팀과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막을 수 없었다”며 “그와의 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크라소프스키는 지난주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 공상과학 작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와의 대화 도중, 과거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에 반감을 갖고 있었다는 경험담을 전해 듣고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진행자 크라소프스키는 “그러한 아이들은 티시나 강에 빠트려 익사시켰어야 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두막에 밀어넣고 불에 태웠어야 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크라소프스키는 또 방송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크라소프스키는 평소 호전적인 언행으로 유명한 극우인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 발언으로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문제 방송 영상을 공유한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대량학살을 선동하고 있다”며 RT의 방송금지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크라소프스키는 텔레그램을 통해 “제 발언으로 놀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나도) 정말 당황스러웠다. 선을 지키지 못했다. 용서를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