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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韓 시시껄렁한 협박”…한동훈 “법적 책임 묻겠다”

입력 | 2022-10-25 15:29:00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제기했다가 한 장관과 설전을 벌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시시껄렁한 협박에 무릎 꿇을 정도라면 아예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하여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의원은 2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어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저는 한동훈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는지 물었다”며 “질문 전에 ‘제보가 들어와 확인하겠다’고 먼저 분명히 밝힌 뒤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이어 “해당 술자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그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지목된 인물이 거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었다. 그 발언들을 육성 그대로 공개했을 뿐”이라며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 그래서 확인이 필요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본인에게 진위를 묻는 것이고 그러라고 국정감사를 하는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제게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제 질문 어디에 거짓이 있고 왜곡이 있나”라며 “제가 없는 제보를 만들어냈다는 뜻인가, 아니면 제가 공개한 녹음테이프가 조작됐다는 뜻인가”고 했다.

김 의원은 “제 질문에 한 장관은 대뜸 ‘장관직을 걸겠다’며 국장감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며 “국민의힘도 덩달아 제게 ‘정치인생을 걸라’고 판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뒷골목 깡패들이나 할 법한 협박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는 점은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 의원은 “‘사실이냐’고 물은 것에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당당히 싸우겠다. 제보 내용이 맞는지도 계속 확인 작업을 해나가겠다. 그런 시시껄렁한 협박에 무릎 꿇을 정도라면 아예 정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 의원의 입장문 발표 후 한 장관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 및 그 관계자들’과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올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벌였다고 주장해 한 장관과 설전을 벌였다. 한 장관은 “제가 저 자리에 없었다는 데 법무장관직을 포함한 앞으로 있을 모든 자리를 다 걸겠다. 의원님도 걸라”고 했다.

한 장관이 ‘직’을 걸라고 발언한 이유는 최근 김 의원이 한 장관의 미국 출장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한 장관에게 “직을 걸고 정면승부하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올 6월 미국 출장 당시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했는데 이를 두고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문재인 정부 인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를 위해 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에도 국회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을 향해 “자기는 거짓말로 해코지해도 되는 면허증이라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며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데 그냥 넘어가 주고 책임을 안 지니 자기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이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정을 마치고 국회를 나가는 길에는 “청담동이라는 데를 기억해보니까 10년 내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