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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서 담배 피우면 ‘과태료 최대 200만원’

입력 | 2022-10-25 16:44:00

내달중 시행



동아DB


다음달부터 북한산, 설악산 등에서 담배를 피우면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라이터나 성냥을 소지하기만 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환경부는 25일 국립공원과 도립·군립공원 내 불법행위 과태료를 올리는 내용을 포함한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다음달 초 공포 즉시 적용된다.

기존에 국립공원 내에서 흡연을 하다 걸리면 1회 적발 시 10만 원, 2회 20만 원, 3회 30만 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하지만 11월부터는 1회 60만 원, 2회 100만 원, 3회 200만 원을 내야 한다. 라이터나 성냥, 버너와 같은 인화물질을 갖고 공원에 들어갔을 때도 동일한 과태료를 낸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북 울진, 삼척 산불을 계기로 국립공원 방문객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과태료를 상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울진 북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9일간 계속되며 총 2만923ha(헥타르)를 소실시키고 16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남겼다.

음주가 금지된 대피소, 탐방로, 산 정상에서 술을 마실 때 내는 과태료도 현재 5만 원에서 다음달부터 2배(10만 원)로 오른다. 기존에는 2회 적발부터 10만 원을 냈다.

정부가 이처럼 과태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국립공원 등 자연공원 내 불법행위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불법행위 단속 건수는 2018년 2067건에서 지난해 3030건으로 늘었다. 올 9월까지 단속 건수만 2332건에 이른다.

그 중 흡연, 인화물질 반입 같은 산불 위험 행위는 거듭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2018년 218건, 2019년 218건, 2020년 245건, 2021년 238건 등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특히 산행객이 늘어나는 가을 단풍철(9~11월)에는 공기가 건조해지고 공원 곳곳에 낙엽, 마른 가지가 쌓이기 때문에 작은 불씨도 곧 큰 불로 번질 수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로 알려진 지난해 경북 울진, 삼척 산불도 담뱃불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피소, 산 정상 등 금지된 장소에서의 음주 단속 건수도 지난해와 올해 각각 200건 넘게 적발됐다. 환경부는 당초 1회 적발 시에는 5만 원이었던 과태료를 10만 원으로 올린 이유다. 앞으로 음주 적발 시에는 회차에 관계없이 10만 원을 내야 한다.

이밖에 ‘샛길(비법정 탐방로)’이나 특별보호구역 등 금지된 구역에 들어갔을 때 내는 과태료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2배 인상된다. 샛길과 보호구역 출입은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 중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 지난해 전체 단속 건 중 40.7%(1232건)를 차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