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등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자 피킷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결국 반쪽으로 진행됐다. 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여를 거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민주당은 “야당을 향한 막말과 정쟁에 사과부터 하라”고 윤 대통령에 보이콧의 책임을 돌렸고, 국민의힘은 “원내 1당이 의회 민주주의 퇴행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 野 “尹 혼자만의 시정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10차 본회의에서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특검’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해 불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에서) 시정연설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뒤늦게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야당의 사과 요구에 침묵한 채 ‘혼자만의 시정연설’을 이어갔다”며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 與 “이재명 사당화”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0.25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도 연설이 끝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만나서는 어깨를 두드리며 짧게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 역할을 하느라 예산안을 듣지도 않고 심사하겠다고 한다. 공당의 의무를 져버린 것”이라며 “이재명 한 사람 개인의 이익을 위해 민주당이 존재하는 것이냐”며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