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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창 “尹-韓과 심야 술자리? 가짜뉴스, 녹취 짜깁기 당해”

입력 | 2022-10-25 17:32:00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이 자리에 동석했다고 지목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이 25일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한 자도 아는 사실이 없으며, 사적으로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없음을 하늘을 두고 맹세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관계 확인 없이 해당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과 유튜버 더탐사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정치가 국민의 웃음거리로 비난을 받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청담동, 대통령, 장관, 대형로펌 30명의 변호사, 고급 바, 여성 첼리스트. 이렇게 들으면 혹시 ‘최순실 300조’와 같이 허무맹랑한 ‘가짜뉴스’가 떠오르지 않나?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권한대행은 “김 의원은 더탐사와 야합해 장소, 인물, 날짜, 어떤 팩트도 확인되지 않은 전혀 근거 없는 날조된 가짜뉴스를 유포했다. 술 취한 여성의 술주정에 불과한 넋두리를 사실인 양 퍼뜨렸다”면서 “제 명예를 실추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에 여념이 없는 일국의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까지 끌어들이는 무차별적인 만행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이 저지른 대국민 거짓말 잔치는 야권 대표 비위 사실을 은폐하고 시선을 돌리기 위한 얕은 꼼수”라며 “만일 그렇다면 국회의원 스스로가 ‘방탄국회’임을 자인한 꼴이다. 대한민국 정치 위상을 물귀신처럼 끌어내려도 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화한 내용을 듣다보면 이들이 뭔가 급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이라며 “아무런 검증 없이 내보낸 더탐사는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패악질을 저지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권한대행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도 “자유총연맹 권한대행도 하고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저쪽에서 이를 음해하려고 언급한 것 같다”며 “짜깁기를 처음 당했다. 전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이건 과학적으로 음성에 무엇을 한 것”이라며 ‘더탐사’가 보도한 통화 녹취 중 해당 의혹에 대해 시인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20일쯤 김경재 전 총재에게 전화가 왔다. 유튜버 기자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기에 알려줬다고 해서 괜찮다고 했다. 1시간 지나서 전화가 왔다. 바로 ‘심야에 대통령, 한 장관과 자리를 했나’ 묻기에 저는 말 나온 김에 ‘무슨 소릴. 심야에 어떻게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하나’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다음 ‘(술자리를) 주관했나’라고 물어 ‘일국의 대통령, 법무부 장관을 내가 무슨 신분인데 주관하나’라 말하고 끊으려고 하자 ‘그럼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나’라고 기자 특유의 질문을 했고 나는 ‘전화 끊는다. 참석도 안 한 사람이 무슨 말을 하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제(24일) 갑자기 난리가 났다. 7월 19일이라는 날짜도 어제 알았다. 그 장소에 김앤장 변호사 30명도 처음 알았다. 어제 한 장관이 장관직을 건다고 했는데 하늘에 걸고 맹세한다. 전혀 관계없고 참석하지 않았다”며 “내일(26일)부터 집회 허가를 얻어 김 의원 집 앞에서 ‘국회의원 자격 없다’고 하며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 권한대행은 25일 신동아와 전화통화에서도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7월이면 대통령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다. 김앤장 변호사 30명을 모아 놓고 술자리를 가지겠는가. 말도 안 되는 제보를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국감에서 질의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김 의원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에게 7월 19일, 20일에 걸쳐 서울 청담동 고급 카페에서 윤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들,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과 술자리를 가진 게 사실이냐고 질문했다. 그 자리에서 한 장관은 “장관직을 걸고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이 전 권한대행의 얼굴 사진을 자료 화면으로 띄우고 녹음 파일을 틀었다. 해당 녹음에서 유튜브 채널 더탐사(옛 열린공감TV) 측이 “7월19일 한 장관하고 윤 대통령하고 김앤장 변호사 모임이 있었지 않냐”라고 하자 이 전 권한대행으로 지목된 인물이 “네”라고 답했다. ‘어떤 모임이냐’는 질문에 “제가 대통령과 한동훈의 일을 말할 수 없지 않냐. 내가 친하고.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술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첼리스트의 남자친구가 제보한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녹음 파일은 더탐사 저녁 방송에도 나왔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완전히 꾸며낸 소설을 발표했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김 의원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 장관도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 및 그 관계자들과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 총재 권한대행은 이원창 전 한나라당 의원의 동생이다. 뉴-한국의 힘 중앙운영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부의장,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 때는 국민의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당시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인연을 맺고 윤 의원의 지휘에 따라 시민단체 인맥을 동원해 윤 후보의 선거운동을 전국적으로 조직화하는데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