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가 지난해 대장동 수사를 받다 숨진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의 유족을 만난 녹취 파일이 공개된 가운데, 이 대표 측이 밝힌 입장은 녹취 속 내용과 엇갈려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24일 채널A는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말한 이후, 이 대표 측 인사 A 씨가 김 전 처장 유족과 만났고, 유족은 그걸 회유 시도로 느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A 씨는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과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를 도운 인물이다.
하지만 당시 A 씨는 캠프와 의논을 하고 나왔다고 말하는 내용이 녹취에 담겨 있다.
녹취에서 A 씨는 “제가 자처아닌 자처를…언론에 나오는 (정)진상이나 이런 친구들이 너무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라는 말을 한다.
유족은 “제가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오신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그러자 A 씨는 “뭐 의논을 하고 왔고,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 낭비고 만날 필요도 없는 것이고”라고 답했다.
유족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한 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고, A 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그냥 깜빡 차에 타서 블랙아웃 되고,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을 하는데”라며 “그냥 원론적인 답변이지.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와줄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지”라며 이 대표를 도와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A 씨와 1시간 넘게 대화한 뒤 유족은 이 대표 측 추가 연락을 기다리다 답이 없자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족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진과 동영상, 연락처 파일 등 구체적 증거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